"파국반응"이라는 정신과 전문용어를 알고 있는가?
파국반응이란 '갑작스러운 분노의 폭발'이며, 언어적 공격인 '소리치며, 욕하기', 혹은 신체적 공격인

 '때리기, 발로 차기, 깨물기' 등의 격렬한 행동이 갑자기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알츠하이머형 치매환자의 약 40%로 보인다고 보고되고 있는데, 본인을 둘러싼 환경이 원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즉, 치매환자의 파국반응은, 스스로 처리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주위로부터 더해지면,

감정의 반응으로서 격렬한 분노와 공격 성향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그렇다 하면, 파국반응의 대처는

 그 스트레스를 경감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칼럼에서는, 치매환자의 "갑작스러운 분노의 폭발"의 대처에 대해 생각해 본다.

노부토모씨의 어머니, 그 때로부터~

일본 후지TV 'Mr. 선데이'에서는 치매에 걸린 TV 디렉터 노부토모 나오코 씨의 어머니의 최근 모습이

방영되었다. 작년에도 2주에 걸쳐 노부토모씨의 장거리 간병을 하는 모습이 방영되었고, 이번에는 그

후의 어머니의 모습을 전한 것이다.

방송에서는 자신의 기분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게 된 노부토모씨의 어머니가 "아무것도 알아 주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 죽고 싶다"라고 몇 번이나 큰 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그리고 가까이 있던 물건들을 세탁기에 내동댕이쳐 부수고 벽에 구멍이 뚫릴 정도로 벽을 치며 울부짖는

등 분노의 감정이 터져 나온 모습이 담겨 있었다. 바로 그 상태가 파국반응이다.

그 상황에서, 평소 방문하는 도우미가 방문해 어머니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걸고, 따뜻하고 달콤한

우유를 준비하여 권했다. 그랬더니 거짓말같이 침착해져 우유를 맛있게 마시기 시작했다.

다른 장면에서는 어머니가 "죽고 싶어. 죽여줘"라며 광란하고 있는 모습에 화가 나 있었는지, 남편이

"죽고 싶으면 죽어!"라고 격렬한 어조로 질책하고 있었다. 그러자 어머니는 이불을 휙 뒤집어써버렸다.

하지만 그 옆에 남편이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더니, 어머니는 이불 속에서 한 손을 꺼내 남편의 손을

꼭 잡았다.

어머니의 마음

지난 방송에서는, 노부토모 디렉터의 어머니의 기분을 마음이 아플 정도로 알 수 있다. 어머니는 옛날과

달리 그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90세가 넘은 남편이 자신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신경 쓰고 있는 것 같았다. 노부토모씨의 어머니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 자신,

망가져 가는 자신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험악한 표정으로 안절부절못하고 집안을 돌아다니며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어머니는

강한 불안을 안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망가져 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큰 불안감이 밀려온 것이다.

하지만 그 불안이 무엇부터 왔으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좋을지 등에 대해서

본인은 생각할 수가 없다. 단지 막연한 두려움과 떨림에 더하여,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 생각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탓하며 자신과의 갈등에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 갈등은 사물을 부수고, 두들겨 패고, 욕하는 분노의 행동으로 바뀐 것이다. 어머니의 분노의 폭발은 특정인을

향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 또는 눈에는 보이지 않는 치매라는 마물을 향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화를 내고 때리고 울어도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걸 깨닫고, 그렇다면 "죽는 게 낫다."

"죽고 싶다."라며 갑자기 자세를 바꿔 자폭적이 된 것이다. 그리고 결국에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웅크리고 있는

것 밖에는 있을 곳이 없는 것이다.

파국반응의 배경

노부토모씨의 어머니가 초래한 파국반응의 배경에는, 망가져 가는 자신에 대해 '알고', 그 상황에 '불안'이 덮쳐,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하지만 어떻게 할 수 없다.'라는 '갈등'이 '분노'의 폭발을 가져왔다.

그러나 아무리 화를 내도, 아무리 때려도 어쩔 방법이 없어 이제 죽는 게 낫겠다,

그냥 이불 속에 파묻히자와 같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깨닫기' → '불안' → '갈등' → '분노' → '태도 바꿈', 그리고 다시 첫 단계인 '깨닫기'와 같이 반복되어

파국반응을 가져온다. 치매환자들에게 보이는 파국반응의 배경에는 이처럼 '점점 아무것도 모르게 된다.',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나 자신이 상실된다'라는 등의 불안과 공포가 깔려 있는 것은 아닐까.
그 근거는 도우미가 따뜻하고 달콤한 우유를 권했을 때, 남편의 다정한 손의 따스함을 느꼈을 때, 어머니의 표정이

변하고 차분해진 것으로 들 수 있다. 이것들로부터 불안에서 해방되고 안도감과 편안함이 빚어진 것이다.

즉, 치매환자의 분노는,  이전 칼럼 "치매환자의 분노 감정"에서도 언급했듯, 주위의 사람에게 향해진 것이 아니고,

자신을 향한 분노, 자신에게 눌러 앉아있는 '치매'라고 하는 마물에 대한 분노인 것이다.

파국반응의 대처

당장의 '격한 분노의 폭발'을 멈추는 것은 꽤 어렵다. 보호자가 그 상황을 멈추려 하고 달래보고 환자의 분노에

진지하게 응해도 가라앉지 않는다. 노부토모씨의 어머니의 경우에는 따뜻한 우유와 남편의 부드러운 손의 따스함이

분노의 감정을 가라앉힌 것 같다. 그리고 이 두 가지의 대처에 공통되는 것이 "안심"이다.

어머니는 따뜻한 우유의 냄새와 달콤한 맛, 그리고 평소에 식사를 준비해주는 간병 도우미의 다정한 말에 안심했을

것이다. 남편의 '죽고 싶으면 죽어!'라는 강한 어투에 어머니는 무엇을 느꼈을까. 남편에 대한 두려움인지, 돌봐주지

않아 불안한 것인지 모르지만, 어쨌든 항상 자신을 돌봐주는 남편의 변한 모습에 놀란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하지만 그 뒤 남편이 말없이 자신의 옆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두려움에 떨며

남편의 손을 잡고 보니 그 따뜻함 속에 안심감을 느낀 것이다.

치매환자의 불안은 망상이나 공격, 배회나 분노, 그리고 이러한 파국반응으로 이어진다. 보호자는 그 불안의 원인을

알 여지가 없다. 또한 그것을 알았다고 해도 환자의 불안을 해소시킬 수 있는 방법도 없다. 당연한 것이지만, 치매환자의

파국반응을 대처하는 것으로는 정해진 방법도 유효한 방법도 없다. 하지만 거기서 중요한 것은, 보호자가 환자를 대하는

태도일지도 모른다.

우선은 보호자 자신이 냉정해져야 한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그 상황에서의 쓸데없는 말은 소용이 없다.

예를 들어 "그러면 안 돼요!", "왜 그렇게 화내는 거예요?", "왜 그러는 거예요?"라고 묻는 것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

환자나 주변 사람에게 위험 요소가 없는 한 조금 떨어져서 지켜보기만 하자.

때로는 보호자를 물거나 때리거나 차기도 하지만 그 행동을 멈추기 위해서 환자를 제압하려 하지 말고 거리를 두고 그

모습을 보자. 그리고, 간병 도우미가 한 것처럼, 따뜻한 음료나 약간의 과자 등을 내놓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어떤 보호자는 그러한 상황에서 환자를 안아주며 "괜찮아."라고 말하며 등을 가볍게 두드려 준다고 한다.

파국반응은, 지금의 상황이 괴롭고 무섭고 슬프고 자신으로써는 어쩔 수 없다는 초조감에서 오는 것이다. 그 마음을

느끼는 것에서부터 대처법이 보일지도 모른다. 환자와 보호자와의 사이에는 여러 가지 관계성이 있겠으나, 보호자들이

하나가 되어 흥분하지 말고 살며시 다가가보자.

집필자의 조언

파국반응과 같은 격렬한 분노는 보호자도 놀라게 된다. 오히려 그 상황에 대치해 버려 보호자 자신도 화가 나 함께 흥분해

버리는 일도 있다. 그리고 그러한 분노의 경험이 간병 파탄으로 이어지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환자의 내면은

"도와줘"라는 사인임을 알자.

그렇다고 해도 모든 보호자가 냉정한 대응을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그때의 일을 되돌아

보았을 때에 앞으로도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어도 계속 간병을 할 수 있는지, 할 수 없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만약 간병을 계속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강하다면 전문 간병인과 나누어 간병하는 것을 생각해보자. 파국반응은 계속 반복

되는 일이 많아 그 대처는 힘들며, 보호자가 혼자서 뭐든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가족이나 전문 간병인과 함께

나누어 간병하며 대처해 나가는 것을 생각해보자.

노부토모 디렉터의 방송으로 치매환자의 마음속을 감지할 수 있었다. 어머니는 괴로워하고 그 괴로운 마음을 달래는 것이

남편이었다. 필자를 포함하여 치매환자의 의료, 케어에 종사하는 사람은 결코 환자의 가족이 될 수 없다는 자각과, 환자의

불안과 괴로움을 느끼며 전문 간병인으로서 거기에 다가가는 케어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덧붙여 본 칼럼은, 노부토모 나오코씨의 양해를 얻어 게재하였다.

저자: 이마이 코슈 (와코 병원 원장, 일본치매케어학회 전 이사장)
출처: 치매넷(일본) https://info.ninchisho.net/column/psychiatry_005
[출처][해외 칼럼] 치매환자의 돌발 분노|작성자carevill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