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치매 환자의 전문 간병인이 아니다!!

어디까지 '상냥하게' 대해야 하는 것인가.

75세의 료코씨(가명)을 간병하고 있는 것은, 78세의 남편 카즈오씨(가명)이다.
일도 그만두고 매일 부인의 수발을 들며 둘이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근처에 사는 큰 딸이 항상 두 사람의 사는 모습을 보러 오기 때문에 든든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치매 외래 진료에 함께한 남편이 이런 말을 했다.

"선생님, 저는 잘 모르겠어요. 근처에 사는 딸은 제게 '어머니께 사냥하게 대해요.',
'치매니까 혼내면 안돼요.', '어머니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를 잘 들어줘야 해요.'
등  많은 것에 대해 충고하고 있어요. 딸이 하는 이야기가 옳다고 생각해 그대로 수발을
들려고 하지만 나도 모르게 부인에게 큰 소리를 낸다던지 불만을 표출해버려요.
그러면 딸이 제게 불만을 표하죠. 저도 울컥하여 딸에게 큰 소리를 내버리고, 딸도 저를
비난하며 화를 내고 몰아세우죠. 딸에게는 당할 수 없어 알겠다고 사과하지만 그러면
딸은 점점 더 엄마에게 이렇게 해, 저렇게 해 등등 말이 많아져요. 저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딸이 하라는 대로는 다 하지 못해요. 부인에게 해줄 수 있는 '좋은 수발'이란 무엇인가요?"

'전문 간병'보다도 '좋은 남편'으로

남편의 호소에 가슴이 막히는 느낌이었다.
남편은 무엇이든 '좋은 간병'을 하려고 최선을 다 했으나, 딸이 말하는 대로 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고 있었다. 거기서 필자는 남편에게 말했다.
"선생님께서 사모님의 남편이 아니라면 가장 슬퍼할 사람은 사모님이 아닐까요?
선생님께서는 전문 간병인도 아니고, 전문 간병인이 될 수 없습니다. 언제까지나 사모님
의 좋은 남편으로 있어주세요. 그것이야말로 사모님을 위한 가장 좋은 간병이라고 생각
합니다."

이 말에 남편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어깨의 힘이 풀린 듯 했다.
그리고는 "알겠습니다. 부인의 좋은 남편으로 있겠습니다."라고 말하고는 진료실을 나섰다.

가족이 지향하는 '치매 간병'이란

가족은 전문 간병인이 될 수 없다. 또한, 치매환자에게 있어서도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가족이 전문 간병인이 되어버려 그 사람이 변해버렸다고 하면 매우 슬픈 일이 아닐까.

전문가의 '간병'은 치매환자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어 그들이 일상에서의 자립과
생활의 질을 높히는 지원 행위이다.
그러나, 가족이 행하는 '수발'은 매일의 생활의 일부로서 이루어지고 있다. 보수도 없으며,
개인 시간과의 구분도 없고, 때로는 24시간 수발을 들어야 한다.

가족의 수발은 지금까지 치매환자와 함께 생활해 온 삶의 계속이며, 결코 교육기관에서 습득한
전문기술이나 지식을 행하는 것이 아니다. 더하여 가족의 '수발'은 이전부터의 인간관계가 그
대처에 크게 좌우한다. 좋은 관계가 구축되어 있다면 가족의 '수발'로의 의욕이 높아지지만,
좋은 관계가 아니었다면 그것을 바라지 않는다.

위에서 언급한 부부는 예전부터 사이가 좋았다고 한다. 그러므로 남편은 자신의 부인이 치매를
앓는 것을 원통하게 생각해 어떻게든 고치고 싶다는, 원래대로의 부인으로 돌려놓고 싶다는
마음이 주의, 설득, 질책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주의를 해도, 소리를 질러봐도
좋아지기는 커녕 점점 나빠지고 있는 부인에게 실망하다가 동정한다던지 하는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는 것이다.

그런 남편의 마음과 반대되게 딸은 아버지에게 전문가가 할 법한 간병을 요구하며, 아버지의
수발을 부정한 것이다. 그리고 도우미나 전문 간병인이 행하는 방법이 옳다고 주장하며 그것을
아버지에게 강요한 것이다. 딸의 이러한 대응에 아버지는 간병에 자신감을 잃게 되어 탈진하기
직전이었을지도 모른다.


- 집필자의 조언 -


주 간병자를 지탱하기 위해 주위에서 따뜻한 한마디를

치매환자를 간병하고 있는 가족은 특수한 마음을 가지고 환자를 돌본다. 그 마음속은 복잡하며
갈등, 후회, 자책과 같은 고통스러운 감정으로 가득하다. 그런 가족에게 전문가나 할 법한 간병
이나 냉정한 대처를 바라는 것은 가혹한 일이다.

이 경우에서 딸이 아버지에게 "아버지 힘들겠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도울
게요." 등 아버지를 지원하는 말을 하였다면 아버지로 하여금 격려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재택 간병에서는 주 간병인이 한 명 있으면 좋다. 그리고 그 주위의 가족은 주 간병인을 돕는
역할을 철저히 하면 좋다.

주 간병인은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할 수 있는 일은 부탁하고, 일상생활에서의 간병 부담을 될 수
있는대로 경감하는 것에 힘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편이 곁에 있는 것으로 부인은 안심하는 것이다.

저자: 이마이 코슈 (와코 병원 원장, 일본치매케어학회 전 이사장)
[출처] [해외칼럼] 가족은 치매환자의 프로 간병인이 아니다!! 작성자 carevillag